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확정...'세계 1위' 굳힌다

신선혜 기자 승인 2020.10.30 11:34 의견 0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 설립을 위해 배터리 사업부문을 떼어내는 LG화학의 물적분할 안이 30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는 12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출범한다.

LG화학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전지(배터리) 사업부문을 떼어내 100% 자회사로 두는 안이 찬성 63.7%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최근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분사 계획을 지지하면서 물적분할 안건은 무난히 주총을 통과했다.

주총안 승인을 위해서는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LG화학에 따르면 이날 참석률은 77.5%, 찬성률은 82.3%에 달했다. LG화학의 주식은 현재 ㈜LG 등 주요주주가 30%, 국민연금이 10.2%를 보유한 2대 주주이며 외국인 투자자 40%, 국내 기관 투자자 8%, 개인이 12%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29일 분할안에 대한 사전 전자투표를 진행했으며, 이날 주총에는 80여명의 개인 투자자가 직접 참석했다. 이날 주주들은 주총 시작 한 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주총장을 찾았다. 우려와 달리 분할 반대 시위 등의 소동은 없었으며, 주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분할 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오는 12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분할등기예정일은 12월 3일이다. 배터리 신설법인은 LG화학의 100% 자회사이며, 자본금 1000억원 회사로 설립된다. LG화학은 약 1~3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분할에 대해 "배터리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날 배터리 사업 분할 목적에 대해 "투자 확대 통한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1위 지위 확보"라고 밝혔다. 회사는 주총 주요 현안으로 재무구조 부담과 재원 부족에 따른 성장 제약을 들었다.

LG화학은 "전지부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순차입금은 8조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며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본부 간 투자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앞으로 투자를 확대해 4년 뒤 신설법인의 매출을 3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분사를 통해 앞으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갖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큰 이변 없이 분할 계획이 주총을 통과했지만, 주주 불만은 여전하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LG화학이 지난달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사한다고 발표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갑작스러운 분할 결정에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주주들은 LG화학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택한 것을 문제삼았다.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아닌 회사가 신설 법인의 주식을 100% 가지는 것으로, LG화학 소액 주주들은 신설 법인의 주식을 한 주도 못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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